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와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작품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와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작품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입니다. 기원전 401년 초연되었던 이 작품은 거지로 추락한 오이디푸스가 안티고네와 함께 갖은 고생을 하다가 아테네 근처의 콜로노스에서 평온하고 행복하게 죽어가는 과정을 그린 비극입니다. 콜로노스는 아테네의 변두리로 소포클레스가 태어난 곳인데 백토가 아름다운 곳이라고 합니다. 아마 흙이 하얀 흙인가 봐요. 오이디푸스가 방랑을 거듭하다가 도착한 곳이 콜로노스인데, 이때는 장님이 된 지 20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하죠. 아폴론이 일찍이 신탁을 내려 오이디푸스가 생을 마치는 곳에는 축복이 내리고, 그를 쫓아낸 곳은 저주가 있으리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소포클레스는 이 작품에서 정의로운 인간성의 상징인 테세우스 왕과 폭력의 수단에 의지하는 크레온 왕을 비교함으로써 기울어져가는 조국 아테네를 향한 뜨거운 애국심을 보여줍니다.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콜로노스 땅을 찬미하는 코러스의 노래는 아름답기로 유명하죠. 오이디푸스가 숲 속 깊이 들어가 홀연히 세상을 떠나는 것은 숭고하고 비장한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특히 네 번째 배우, 제4의 배우를 내세우기 시작한 작품이라는 것이 특별하죠. 또 완벽한 극 구성 혹은 대사 혹은 예술적인 조화를 중시하는 과거의 소포클레스의 엄격한 극작 방식과 비교해볼 때, 이 극은 만년에 죽음을 앞두고 쓴 탓인지 따뜻한 느낌을 주는 편이라고 합니다.
작품의 주요 장면
이 작품에는 오이디푸스가 두 아들에게 죽음의 저주를 내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당시 오이디푸스는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었고 테베에는 두 아들 간의 전쟁이 막 시작되려던 참이었습니다. 서로 적군인 두 아들은 각각 따로 아버지를 이용하기 위해 그를 데리러 왔는데, 동생 에테오클레스는 크레온을 시켜 아버지를 설득합니다. 이에 반해 큰아들 폴리네 이케스는 솔직하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같이 가서 동생을 응징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왕위를 내려놓고 왕궁을 떠날 당시에 임시 왕을 맡았던 크레온이나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은 오이디푸스를 그때 전혀 도와주지 않았고, 오히려 추방에 가까운 행동으로 처신했음을 오이디푸스는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딸인 안티고네가 부양해주지 않았더라면 벌써 죽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큰아들에게 네가 먼저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고 동생도 마찬가지라고 두 아들의 앞날을 저주합니다. 오이디푸스의 말대로 그들은 서로 싸우다가 죽음을 맞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저주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지만, 효도의 가치를 알려주는 것과 눈이 멀었다고 아버지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우쳐 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인들은 이 작품 공연에서 의미를 되새겼을 것입니다.
아이스킬로스 작가
아이스킬로스라는 비극작가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소포클레스보다 30년 앞서 태어난 아이스킬로스는 그리스 비극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발전시킨 극작가입니다. 기원전 525년 출생한 아테네 출신으로 기원전 505년 시칠리아 섬에서 생을 마친 아이스킬로스는 26살인 기원전 499년, 처음으로 그리스 연극 경연 대회에 참가하였고, 기원전 484년 첫 우승을 차지한 후 12번을 내리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90여 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 남아 있는 것은「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자비로운 여신들」로 구성된『오레스테이아 삼부작』과「결박당한 프로메테우스」등 7편에 불과합니다. 아이스킬로스는 코러스가 대부분의 역할을 맡고 가면을 쓴 한 명의 배우만이 연기하던 초기 그리스극을 변화시켰습니다. 한 명의 배우를 추가하여 두 배우를 활용하였고 이들이 가면을 바꾸어가며 여러 인물을 표현하도록 했습니다. 그는 극의 형식에도 부단한 실험을 계속하여 처음에는 코러스의 비중이 컸지만 갈수록 코러스의 역할을 줄이고 대신 배우의 대사가 늘어나도록 했습니다. 화려한 무대 의상을 활용하거나 복수의 여신 이 쓰는 가면 같은 독특한 디자인을 처음으로 고안하였고 코러스를 잘 훈련시키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아이스킬로스 극의 특징은 강력하게 부각되는 사상과 화려하고 장엄한 극의 형식입니다. 그는 대체로 통일된 주제의 삼부작을 썼으며 극 구성은 단순하고 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들도 변화하기보다는 고정된 성격을 보여주며, 그의 인물들이 역경을 겪는 이유는 성격의 결함이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죄 때문입니다. 희곡을 통해 드러난 아이스킬로스의 철학과 인생관을 살펴보면 그가 철두철미한 종교적 사상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힘으로 복수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으며 윤리적인 율법을 강조했습니다. 종교에서 탈피하여 정신 통일을 추구했으며, 궁극적으로 유일신을 동경했습니다. 그리고 저지른 죄에 대해서 책임지고 속죄해야 한다는 냉엄함이 엿보입니다. 지나친 자부심은 처벌을 받을 수 있기에 경계할 것을 경고하였고 중용을 중요하게 부각했습니다. 또한 인생은 원래 비극이지만 이 비극을 통해 우리가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고, 인간이 능력의 한계를 깨닫고 겸손하게 국가와 신의 권위를 중시하여 의지하라 이렇게 권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