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 이성의 빛 아폴론
'이성의 빛'을 상징하는 '태양의 신', 아폴론(Apollon)은 로마 신화에서 아폴로(Apollo)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우스의 딸 아테나와 함께 제우스가 가장 신뢰하고 총애하는 아들입니다.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났고 달과 사냥의 신 '아르테미스'와 쌍둥이 남매 사이입니다. 레토가 대단한 아들을 낳을 것을 눈치 챈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질투에 눈이 멀어 레토의 출산을 방해합니다. 헤라는 레토가 출산할 장소도 허락하지 않아요. 또 해산의 여신을 잡고 놓아주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레토의 출산을 어렵게 합니다. 레토가 간청하여 '델로스' 섬을 찾게 되고, 제우스가 부탁하여 간신히 해산의 여신을 데려와서 아폴론을 낳습니다. 델로스 섬은 그리스어로 '떠오르는 섬'이라는 뜻이고요, 뿌리 없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섬이었다고 합니다. 아폴론의 탄생을 도운 것을 좋게 여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이렇게 둥둥 떠다니던 델로스 섬을 튼튼한 밧줄로 묶어 바다 밑에 고정시켜 주었다고 하지요. 후에 이 섬은 웅장한 아폴론 신전까지 갖춘 성지로 유명한 곳이 됩니다. 아폴론은 소아시아 리키아에서 유래된 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때 제우스에게 반기를 들어 포세이돈과 함께 소아시아로 유배되지요. 거기서 트로이 성을 쌓는 노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트로이와 아폴론
아폴론은 그리스가 아니라 트로이 편을 들었어요. 트로이 성을 쌓으면서 정이 들었던 것이죠. 그리고 그리스 최고의 영웅 아킬레우스를 살해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아폴론의 별명은 태양의 밝은 빛을 의미하는 '빛나는 자', 즉 '포이보스'입니다. 동틀 무렵 아폴론은 입에서 불을 뿜는 네 마리 말이 이끄는 황금빛 태양마차를 타고 동쪽을 출발하여 하루 종일 높이 달립니다. 그리고 저녁이면 서쪽으로 내려갑니다. 그리스인들은 누구나 아폴론의 금빛 태양마차를 몰고 싶었을 것입니다. 아폴론의 아들 파에톤도 그러했어요. 그래서 아버지를 졸라 태양 마차를 몰다가 운전미숙으로 궤도를 벗어납니다. 그래서 산천초목을 다 태우고 아프리카에 사막을 만들고 사람까지 검게 태워 흑인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때에 깜짝 놀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가 제우스에게 간청하여 제우스가 벼락을 내리지요. 그래서 아폴론의 아들 파에톤은 벼락을 맞아떨어져 죽게 되며 비극적인 파멸을 맞습니다. 태양 마차를 주면서 아버지 아폴론은 아들 파에톤에게 너무 높거나 너무 낮게 태양 마차를 몰아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어요. 그러면서 중간 길이, 중간에 있는 길이 가장 안전하고 좋은 길이라면서, 절대 태양 궤도를 벗어나지 말라, 이렇게 부탁하지만 파에톤은 이를 지키지 못하고 파멸에 이릅니다.
아폴론이 중시하는 덕목
아폴론이 중시하는 덕목인 중용과 절제, 그리고 균형 감각이 등장합니다. 밝고 명확한 이성을 존중하는 그리스인들에게 밝은 태양 빛을 상징하는 이성의 신 아폴론은 최고의 덕목을 가진 신이지요. 그리고 합리주의를 근본으로 하는 헬레니즘을 대표하는 가장 그리스적인 신입니다. 얼음같이 찬 이성으로 어떠한 감정의 흔들림도 허용하지 않고 객관적인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폴론, 그의 성전인 유명한 델포이 신전에는 '절제하라'' , 너 자신을 알라' 이런 것과 같은 금언들이 여러 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성의 힘은 정확한 판단과 예언으로 통합니다. 아폴론은 예언의 신으로 알려져 있어요. 유명한 델포이 신전에서 예언과 신탁이 나오는데, 아폴론의 유명한 대표적 신탁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비극의 주인공 오이디푸스 왕에게 내려진 숙명적인 신탁입니다. 아폴론의 유명한 신탁은 아폴론이 사랑하던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신의 사랑이 부담스러워 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했던 카산드라에게 아폴론은 예언의 능력을 선물하지만 카산드라로부터 사랑을 거부당하자 대신 키스를 하면서 카산드라에게서 입술의 설득력을 빼앗아 갑니다. 예언을 하더라도 설득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그 예언을 믿지 않겠지요. 카산드라는 트로이의 목마가 트로이를 멸망시킬 것을 예언하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트로이가 패망한 후에 그리스의 적장 아가멤논의 전리품으로 미케네로 끌려간 카산드라는 자신과 아가멤논이 살해당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만, 이번에도 사람들은 믿지 않아요. 그러나 당연히 카산드라의 예언은 현실로 나타납니다. 신탁과 예언의 신 아폴론이 사랑을 거부당하자 비극적인 운명을 가진 한 여인 카산드라를 더한 비극으로 몰고 가는 경우입니다. 아폴론은 예술의 여신들인 무사히를 관장하고, 전령사 헤르메스가 선물한 현악기의 일종인 리라를 연주하는 음악의 신이기도 합니다. 아폴론과 무사히 여신인 칼리오페 사이에 음악의 달인, 오르페우스가 태어납니다. 음악의 신들을 부모로 둔 오르페우스는요, 저승세계까지 음악으로 감동시키는 음악의 달인입니다. 오르페우스가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었을 때, 아내 에우리디케가 독사에 물려 숨집니다. 이때에 오르페우스는 저승세계에 가서 음악으로 감동시켜 아내를 찾아옵니다. 아폴론은 죽은 자도 살려내는 의술의 신이기도 하고, 활의 명수인 궁술의 신이기도 하며, 부권 신화를 수호하는 가부장적인 신이기도 합니다. 모권의 상징인 거대한 뱀 피톤을 활로 쏘아 살해했을 뿐 아니라, 트로이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남편 아가멤논을 정부와 함께 살해한 클리타임 네스트라를 죽일 것을 아가멤논과 클리타임 네스크라의 아들 오레스테스에게 권유하는 신탁을 줍니다. 어머니 살해를 부추긴 셈이지요. 이후 오레스테스의 재판에서도 아테나와 함께 아폴론은 오레스테스의 편을 들어 그가 무죄가 되도록 함으로써 남편을 죽인 아내를 아들이 죽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도로 부권 수호를 위해서 앞장서는 아폴론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델포이 신전은 원래 대신의 여신 가이아가 주관하던 성소인데 거대한 뱀 피톤이 여신을 대신해서 이곳을 주관했다고 합니다. 대홍수가 있은 뒤 아폴론은 피톤을 쏘아 죽이고 델포이의 새 주인이 되며, 피티아라는 여 사제를 통해 신탁을 내립니다. 대지의 여신을 대신하고 모권을 상징하는 뱀 피톤을 죽인다는 것은 여권이 약화된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남성 권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내용은요, 특히 오레스테스에 대한 재판에서 아폴론이 오레스테스 편을 들어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 이 어머니를 아들이 죽이도록 그렇게 부추기는 것은요, 아이스킬로스의 삼부작,『오레스테이아』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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